2014. 4. 2. 00:08ㆍDays
봄비라고 쓰면 비만 편애하는거 같아서 비봄 이라고 썼다
젊은이들이 자주쓰는 인터넷 용어같이 들리지만 비랑 봄이랑 같이 써논것임
집에서 좀만 늦게 나가면 부지런한 청소할아버지한테 져서 떨어진 꽃을 볼 수가 없다
특히 동백이 떨어져 있는 모습은 낙화 특유의 힘없음을 거슬러서 너무나도 건강하고 예쁘게만 보임
저 자리에 저 나무가 없었다면
저 자리에 저 입구지붕이 없었다면
꽃이 저렇게 높은 곳에 머무를 일 같은건 없었을테다
벽에 낀 이끼까지 무엇하나 의미가 없는게 없었당
내가 10년 넘게 살아온 이곳은 아직도 내 머리속에는 "이사온 곳" 이지만
어느새 내 인생에서 제일 오래 산 곳이 되어버렸다
그림을 그리는 사람들이 왜 그림을 그리는지 요즘은 어렴풋이 알것도 같다.
사진은 찍어두면 오래오래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
찍을 수 있는 기간이 한정되어 있는데
그림은 꽃이 진 이후에도 충분히 그릴 수 있으며 또 오래 두고 볼 수도 있는 것이다.
그림그리는 사람이라면 뭐든 자기 안에 자기만의 의미로 담아둘 수 있을것 같다
붓을 들거나 연필을 들지는 않았지만
어떤 일이나 사물에 의미를 부여하고 마음속에 담아두는 그 순간
누구라도 화가가 되어가는 순간
오늘 참 행복한 표정을 많이 만났다
3월 나랑하는 약속 보드 10번이 "신세한탄 NO" 였는데 또 한탄을 하고야 말았다
예뻐지고 싶어서 좋은말 많이하고 좋은 표정 많이 짓고 그러려고 한건데 또 한칸 만큼 못생겨졌다
내일은 꼭
<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 비안온 봄 추가 :) ♥ 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