2023. 1. 19. 18:29ㆍDays
무라카미 하루키는 정말 많이 들어왔지만, 그의 책을 직접 읽어본 적은 없었다.
기껏해야 서평이나 한 줄 요약 정도, 글을 잘 쓰는 사람인 것은 알고 있었다.
그 이후로는 트위터를 통해 하루키의 하루 한 줄 같은 주옥같은 문장들을 팔로우해 받았고
2023년 1월에서야 하루키의 에세이 한 권을 집어들게 됐다. 패션 주간지에
하루키가 게재한 내용들을 짜깁기 했다는데, 편안하게 읽기 참 좋았다. 하루키라는 사람을
잘 몰라도, 이 책 한권이면 충분히 하루키를 느낄 수 있을 것 같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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'팁' 에 대한 부분을 읽으면서는 프랑스의 팁 문화를 잘 모르고
계산하는 방법조차 어려워 식당에 가지 않았던 2012년의 나를 떠올렸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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남자와 여자의 결혼생활에 대한 부분에 있어서 역시
여자가 화가 날 때는 화가나는 '건'이 있어서가 아니라 화가나는 '때'가 있어서 라는 말이 우스웠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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슈퍼샐러드를 이야기하면서는
Soup or Salad 였다는 후문을 이야기하며 언어의 유희를 치는 것 같아 재밌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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어떤 블로그에서는 제목에 대한 내용이 안나와 아쉬웠다고 하지만,
책을 읽는 첫 머리부터 하루키는 '샐러드를 좋아하는 사자보다도 드물다' 라는 표현으로
세상에 잘 없는 이야기들을 풀어내는 것을 충분히 설명했다고 생각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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책을 읽고나니 옛날 감성이 새록새록 떠오르면서,
그래 우리에겐 이런 아날로그 감성이 있었지 하고
포근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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한동안 무거운 이야기들과 책들로 머리가 너무너무 아팠는데
설 연휴가 시작되기 전에 이렇게 산뜻하고 기분좋아지는,
우리주변에서 잘 볼 수 있어 편안하면서도 또 한편으로는
내가 쉽게 경험하지 못하는 이야기들을 재밌는 키워드로 소개한
이 책이 너무 좋았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