아빠의 만년필에 각인을 새기다, 10년 동안 몰랐던 우리 아빠
부산 서면 교보문고에서 아빠의 생일선물로 만년필을 샀다. 아빠는 한번도 생일선물로 뭘 받고싶다고 말을 하는 분이 아니셔서 매년 생일 때 마다 고민을 많이 했던 터라 올해 생일 때 아빠가 "만년필 촉이 닳았는데.. 이 참에 새 만년필이 있었으면 좋겠다"고 말해 준 것은 너무 고마운 일이었다. 그런데 만년필을 사려다 나는 10년 넘게 만년필을 써 왔다는 아빠의 말에 더 놀랐다. 10년 전에도 나는 아빠와 함께였고 잠시 교환학생, 외노자 생활을 했던 때 빼고는 한번도 아빠의 곁을 떠난 적이 없었는데 10년이나 만년필을 써 왔다고? 속상한 날이면 직장에서 내가 힘든 건 아무것도 모르는 부모님이라며 투정을 부렸다. 늘 집에서의 모습만 봐서 내가 일할 때 어떤 힘든 것들이 있는지 모르지 않냐고 못난 소리를 해 왔던..
2020.01.26